나무처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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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양호

나무처럼

관리자 0 441 2020.08.30 12:28




나무처럼

 

김양호

 

 

바람이 등짐을 내리자 나무가 가을을 부르는 갑다.

당당하게 풋풋하게 옛날부터 꿈틀거리더니

속살 연한 그늘이었던 것이

희망뿐이어도 좋을 숲이었던 것이

누액처럼 진하게 그리고 서서히 수채화로 살아오는 갑다.

 

우리도 그렇게 살 일인 갑다.

 

그리하여 안개에 밀린 아침이 어둠을 걷어 가듯이

새벽이슬이 네모가 아니듯이

이팝나무가 단풍나무가 어울려 살듯이

솔가지가 또 다른 솔가지가 싸리 눈발 견디어 내듯이

잎은 잎대로 생채기를 안고 가듯이

 

그렇게 견디며 안고 살 일인 갑다.

나무처럼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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