불일암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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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나영

불일암에서

관리자 0 447 2020.08.30 12:40




불일암에서

 

신나영

 

 

대숲 길 걸어 오르면

침묵이  마당을 쓸고 있다

뎅그르 뎅그르 바람이 기척한다

바삭하게 마른 가을,

구절초도 아른거린다

빠삐용 의자 위

햇살 무심히 내려와 노닥거리는데

,

도토리 하나

보살 처마 밑으로 굴러든다

여기서도 저기서도

톡 톡

잘 여문 말씀 전한다

그늘 잠 깨우며 절 마당 흔드는 소리

가만히 내려앉는다

고요가 흔들린다 

 

 

sny331@naver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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